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Inglourious Basterds) 타란티노의 영화사
궁금해서 못 견디겠으니 심지어 조조로(요즘은 조조도 5천원이다 젠장)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이하 바스터즈)를 보고 난 후 극장을 나서며 애인이 말한다. "이제 타란티노는 거장이구만." 음, 확실히 이 영화를 만든 후 타란티노는 이렇게 중얼거렸을 것이다. "오, 이건 내 생애 걸작 중 걸작이야."
<바스터즈>는 타란티노의 '영화사'를 보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 영화다. 물론 그 '영화사'라는 것이 고즈넉하고 지적인 만인의 영화사가 아니라 지극히 타란티노적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하는 것이 포인트. 고다르가 수많은 영화의 장면들과 텍스트들을 가지고 영화를 재해석했다면 타란티노는 본인이 가장 좋아하고 흥미있는 영화의 어떤 부분들을 재편집해 거대한 농담을 덧씌웠다. 때문에 <바스터즈>는 타란티노가 선망하는 대상들에 대한 오마주도 간혹 보이며, 그가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재치있는 미장센들의 재결합, 혹은 '총산'이 돋보인다. 복수로 시작해 복수로 끝나는 타란티노식 내러티브는 말 할 것도 없지만, <바스터즈>는 타란티노의 영화 중에 '되로 주고 말로 받기'공식이 가장 잘 드러나는 영화이기도 하다. <바스터즈>를 나치에 강한 비판을 가하는 정치적 영화- 따위로 치장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주목할 것은 타란티노가 '히틀러'라는 역사의 망령을 가지고 유쾌하게 놀아날 수 있는 난장판을 제공받은, 말하자면 세계사의 '수혜'를 겪은 유능한 감독이라는 것이다. <바스터즈>를 보며 타란티노는 이제 자신의 장점을 이용해 영악한 걸작을 만들어내는 '명감독'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게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뱀발. 어쨌든간에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돌고 도는 '샴페인'을 주시할 것. 그 '샴페인'이 마지막으로 머무는 곳에서 당신은 스콜세지를 만날 수 있으며, 그 '샴페인'이 마지막으로 머무는 곳에서 당신은 대폭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타란티노의 미학은 갑자기 허를 찌르고 줄행랑치는 반전과 역습의 유머다. 아직까지 <펄프픽션>의 매력을 뛰어넘는 타란티노의 작품은 없었는데, <바스터즈>는 적어도 개인적인 감흥으로 느끼기에 <펄프픽션>에 견줄만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갈수록 내공 넘쳐지는 타란티노의 소품과 교차샷.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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