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관광 역사의 흔적들...
모두들 각자의 생활에 바쁘다보니 온 가족이 한번에 모인다는 일이 명절이나 집안의 큰 행사가 아니면 쉽지 않은 일이죠.
그래도 요즘 방학기간이고 내년이면 집안에 고3이 되는 녀석이 두 명씩이나 되기에 시간을 내서 가족여행을 계획하자는
생각으로 우리 집의 또순이 이자 알뜰 살림꾼 막내의 행동개시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답니다.
장소섭외가 항상 신경 쓰이지만 뭔가 의미를 두는 가족여행이고 싶기에 요즘 뜨고 있는 개성관광으로 정했죠.
새벽5부터 서둘러 임진각에 도착하니 버스12대가 우리를 싣고 북측으로 가기위해 서있네요.
출입국 관리소에서 수속을 마치고 버스에 올라서니 왠지 알 수 없는 묘한 긴장감과 설렘으로 흥분이 되더군요.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공업단지에 들어서니 북측 안내원3명이 버스에 탑승하고 주의사항과 설명을 들으며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은 그냥 고요하게 눈 내린 산하가 그저 아무 일 없듯이 그곳에 있네요.
금강산 구룡폭포와 설악산 대승폭포와 함께 조선시대 3대 명폭 중의 하나라는 박연폭포를 시작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여행이 시작되었네요.
황진이 서경덕과 함께 유명한‘송도삼절(松都三絶)’을 이루고 있다는 박연폭포
꽁꽁 얼어있는 폭포줄기에 아쉬움을 남기며 관음사를 향하여 출발~~~~!!!
말 그대로 관광이기에 그냥 쉬운 관광객 차림으로 왔건만 관음사까지 가는 길이 계단에 얼어붙은 눈들로
튼튼한 두 다리도 맥을 못 추고 흔들흔들 트위스트 폼이 되어 버렸네요. (구두를 신었으니 ㅠㅠㅠ)
만일 겨울에 이곳에 오실 계획 있으신 분들 등산화가 있다면 필히 신고 오세요.
집에 고이 모셔져있을 등산화 생각을 간절히 하며 단화신은 신발로 1시간30여분을 관음사까지
오르고 내려오느라 진땀 좀 뺐답니다.
관음사까지 오르는 곳곳에 경관이 수려하고 멋지다 싶은 암벽들마다 가슴을 후벼 파 듯 새겨놓은 글들
위대한 수령 동지로 시작되는 문구의 글들이 산을 사랑하는 한사람으로서 훼손되는 자연이 너무 마음 아프게 다가오더군요.
역시 산행보다 춤추는 게 어려운가요. 트위스트 폼으로 내내 엉덩이와 다리에 힘 좀 줬더니만 두 배로 시장하네요.
즐거운 점심시간이 다가온다는 행복감으로 통일 관에서 점심식사를 했네요.
놋그릇에 13가지 개성음식이 나오는데 뭐 특이하게 맛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더군요.
중식 후 고려 충신 정몽주의 집터로 정몽주의 충절을 기리고 서경덕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지었다는
숭양서원을 둘러보고 선죽교를 마주하니 역사의 한점에 내가 서있다는 것이 실감나게 다가오더군요.
정몽주가 이방원에 의해 피살 될 때 흘린 핏자국이 없어지지 않고 아직도 남아 있다는 말에
모두들 들이대며 피(?)를 보려하는데 마침 누군가 센스 있게 그 자리에 물까지 뿌려주니
그나마 흔적이 보이는 듯 하더군요.
명필 한석봉 필체가 새겨진 비각 추모비석 선죽교라고 새겨져 있는 비각도 둘러보고
고려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고 야외 전시장도 있어 아이들에게 교육적 가치도 되고 볼거리도 되는
고려박물관 불일사5층답에서 딸과 아들 녀석 폼잡아보네요.
대가족이 움직이다보니 모두 함께 모여 한 컷 담기가 힘드네요. ㅠㅠ
모두 한데모여 하다가 지쳐서 그나마 빠진 사람이 적을 때 단체사진 한 컷 날려보았답니다. ^^
관절이 안 좋아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딸 네미 부축 받으며 여행하시는 엄마의 모습이
행복해 보이셔서 보기 좋았어요.
엄마 건강하게 더 좋은 것 많이 보고 자식들 알콩 달콩 사는 모습 지켜보시며 오래 오래 사세요.
몇 십 년은 되었을 것 같은 고목나무 그 연륜에 어울리게 가운데가 폭~ 패였건만
꿋꿋하게 제 모습을 지키며 멋들어진 자태를 뽐내네요.
아이들 잽싸게 들어가서 폼 잡아 주니 안 찍을 수가 없겠죵 ㅎㅎ
북한에서 사온 기념품 모아서 한 컷
이 기념품을 다 소비 할 때 쯤 어제 개성관광에서 아릿하게 다가왔던 북한의 모습들이 사라져 가며 망각할까요.
넓은 거리에 차한대 없이 썰렁했던 모습들...
광활한 황야에 산들은 민둥산과 곳곳에 집들은 하나 같이 똑같은 모습으로 벽과 창문만이
덩그렇게 놓여있고 거리에 나온 사람들은 걷거나 자전거가 유일한 교통 수단인 듯한 분위기...
얼음이 얼은 논에서 썰매를 타며 노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천진함이 보였지만 왠지 너무 슬픈 기분이 드는 건
동정이 아닌 같은 민족으로 느끼는 애잔한 아픔인 듯 슬펐답니다.
마지막으로 개성 공업지구를 경유하며 총 2000만평의 부지위에 800만평의 공단과 1200만평의 배후도시를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우리 기업들이 입주하여 생산을 가동한다니 반갑고 희망이 보여 행복하네요.
우리 아들이 내 나이만큼 되었을 때 이곳 개성공단을 아무 절차 없이 드나들며 오늘의 여행 이야기를 자식에게
들려주며 그런 날이 있었다고 회상할 날이 다가올 것이라 믿네요.
우리가 예전에 배웠던 금지구역 북한을 여행 하고 온 감회를 돌아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지는군요.
500년 고려의 역사를 뒤돌아 볼 수 있었고 분단의 아픔이 생생했던 남과 북을 비교할 수 있었던 개성관광
우리아이들에게 뜻 깊은 가족여행이었기에 더 의미 있는 여행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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